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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6_ 수생식물 과다번성의 피해 호숫가 정원 연밭의 불편한 진실
2020년 02월 685 13006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6

 

수생식물 과다번성의 피해

 

호숫가 정원 연밭의 불편한 진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연이 밀생한 습지의 모습. 빛을 차단하여 수중의 식물이 살 수 없게 하고 산소고갈의 원인이 된다.

아프리카의 호수의 식물 제거 작업. 부수식물인 부레옥잠이 과다번성하여 수중산소가 감소하고 모기가 창궐하자 식물을 제거하고 있다.

양수리의 팔당호반 세미원 인근의 수생식물대. 연이 우점하며 확산되고 있어 동물다양성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사진 제공-한강물환경연구소 변명섭 박사).

양수리의 팔당호변 용늪의 수생식물이 밀생한 모습(사진 제공-한강물환경연구소 변명섭 박사).

연꽃이 가득한 호수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을 만들어 준다. 양수리의 팔당호반에는 ‘세미원’이라는 이름으로 호숫가 정원이 만들어져 있다. 수면을 덮은 연밭이 호수를 따라 길게 펼쳐져 있어 인기가 높은 산책코스가 되었다. 그러나 생태학적 건강성을 고려하면 날로 늘어가는 연꽃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너무 과다번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수중동물에게 가장 좋은 것은 침수식물
수생식물이 적절히 수면의 일부를 덮고 있는 곳이 다양한 동물상을 보이기 때문에, 호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에 수생식물의 유무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수생식물은 갈대와 같이 잎이 물 밖으로 나오는 정수식물, 잎이 모두 물속에서 성장하는 침수식물, 연과 같이 잎만 수면에 나오는 부엽식물, 개구리밥이나 부레옥잠처럼 떠다니며 사는 부수식물 등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수중동물에게 가장 좋은 것은 침수식물이다.
침수식물은 어류나 수생곤충의 산란장과 은신처가 되므로 소형동물이 생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치어들은 호수의 한가운데에 사는 것이 아니라 호숫가의 밀생한 수생식물 사이에서 성장한다. 하천에서는 강가의 얕은 자갈 틈이 은신처가 된다. 물벼룩과 같은 동물플랑크톤을 조사하여 보면 수생식물의 잎 뒷면이나 사이에도 많이 사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물표면에 붙어 있는 조류도 동물플랑크톤이나 치어의 먹이가 된다.
수생식물은 다양한 수중동물상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생식물이나 돌 틈이 없이 서식지가 단순한 호수에서는 작은 어류가 포식자에게 쉽게 잡아먹히기 때문에 어류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게다가 침수식물은 어류나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하므로 수생식물이 많은 곳에서는 초식어류의 양도 많아진다. 잉어가 너무 많아지면 침수식물을 모두 먹어 버려 침수식물이 없어질 정도이다.

 

식물이 호수 절반 이하를 차지해야 건강 
호수생태학에서는 식물이 없으면 동물다양성도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며, 호수 수면의 절반 이하를 식물대가 덮고 있으면 최적의 조건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과다하면 탈이 나는 것이 세상 진리이다. 식물이 너무 많아지면 여러 가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그 첫 번째가 산소고갈이다.
모든 식물은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생성한다. 침수식물이 만드는 산소는 물에 녹아 수중의 산소를 증가시키므로 침수식물이 많은 곳은 산소가 풍부하다. 물론 야간에는 침수식물도 광합성을 하지 않고 호흡을 하므로 밤에는 산소가 감소하는 일주기 변동현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연이 빼꼭히 들어차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연잎은 공기 중에서 광합성을 하므로 산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며 수중으로 공급하지 않는다. 연잎은 빛을 독점하므로 그 아래에서는 침수식물이 살 수 없다. 서식지를 독점하여 다른 식물은 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식물의 사체가 분해되면 산소를 소비하기 때문에 산소감소를 가중시킨다. 연뿐 아니라 갈대와 같은 정수식물이 무성한 경우에도 비슷한 산소고갈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산소부족에 민감한 어류는 감소하고 붕어와 같이 내성이 강한 종류만 생존할 수 있으니 붕어낚시꾼에게는 좋아하는 장소가 되겠지만 동물다양성에는 매우 좋지 않다.
산소가 더욱 감소하면 붕어도 사라지고 미꾸라지만 생존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미꾸라지는 산소가 없는 습지에서도 생존하는 거의 유일한 어류이다. 미꾸라지는 수면에 올라와 공기를 마시고 창자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장호흡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중에 산소가 없어도 어느 정도 살 수 있다. 밀생한 습지에서 조사를 해보면 미꾸라지가 거의 유일하게 발견되는 어류이다.

 

연 밀생하면 붕어 같이 내성 강한 종만 살아남아
그러나 산소고갈이 더욱 심하고 부패 상태에 이르면 그나마 미꾸라지도 없어지고 그 다음은 모기유충의 차지가 된다. 장구벌레라고 부르는 모기의 유충은 꼬리 끝에 공기를 흡입하는 기관이 있어 수면에서 이 관을 공기 중으로 내밀고 호흡을 한다. 그러므로 산소가 전혀 없어도 살 수 있다. 장구벌레는 산소가 있는 곳에서도 살 수 있지만, 산소가 있는 곳에서 많지 않은 이유는 물고기가 있기 때문이다. 미꾸라지와 붕어 등의 어류는 장구벌레를 아주 잘 잡아먹기 때문에 장구벌레는 물고기가 없는 격리된 고인 물을 좋아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수생식물의 과다번성으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사례는 많이 있다. 주로 아열대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수온이 높아 식물의 생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하수가 유입하여 비료성분이 공급되면 식물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가장 흔히 피해를 주는 식물은 부레옥잠이라고 부르는 수면에 떠다니며 사는 부수식물이다.
부레옥잠은 아열대 식물로서 수중에 영양분이 많은 부영양 환경에서는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며 호수나 수로에서 수면을 완전히 덮는 사례들이 많다. 수면이 덮히면 수중으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수중동물이 죽는 피해가 나타나고 배가 다니기도 어려워진다. 산소가 고갈될 때 주민에게 나타나는 피해가 모기의 창궐이다. 모기의 포식자인 어류가 없어지면서 모기가 크게 증식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는 정부에서 식물제거사업을 하기도 하고 주민들이 나서서 식물을 제거하기도 한다

 

인공습지에 모기가 많은 이유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수생식물이 과다번성하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수질정화용으로 만든 인공습지인데 넓은 면적에 식물이 밀생하여 산소가 없어지고 모기가 창궐하기도 한다. 원래 인공습지를 만들 때에는 깊은 곳과 얕은 곳을 섞어서 식물이 없는 개방수면과 식물대가 적절한 비율로 존재하여야 한다. 얕은 습지에는 일정 거리 간격으로 깊은 골을 파주어 물고기의 통로를 만들어 식물대에 접근하고 모기유충을 먹을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고 얕고 넓은 습지를 만들기 때문에 피해가 나타나는 것이다.
수생식물 과다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피해는 수질악화이다. 식물의 사체가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부식질이라는 물질은 물색을 누런 갈색으로 물들이는 물질을 말하는 것인데 수돗물을 만들어 염소소독을 하는 경우에 발암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상수원수로서의 질을 악화시킨다. 상수원인 팔당호에 번성하는 식물이 이러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수생식물이 과다번성하여 피해를 주는 사례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호수에서는 아직 수생식물이 부족한 곳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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