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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3_ 에메랄드 빛깔의 파란 물색 일본 홋가이도 아오이이케호수의 비밀
2019년 10월 44 12752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3

 

에메랄드 빛깔의 파란 물색


일본 홋가이도


아오이이케호수의 비밀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일본의 홋가이도에서 몇 개의 호수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아오이이케(靑い池)’라는 호수는 밝은 파란색으로 독특한 물색을 띠고 있었다. 자그마한 저수지인데 특이한 물색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름난 곳이 되었다. 귀국하여 사람들에게 그 호수의 사진을 보여 주니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이 도저히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색상의 호수를 볼 수 없기 때문 일게다.
그런데 흔치는 않지만 그런 파란색 호수나 강물은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와 라오스에서는 이런 파란 호수를 블루라군이라고 부르고 있고 역시 유명한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직업이 호수학자이다 보니 필자는 세계 어디를 가나 물색을 먼저 관찰하는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물색을 보면 대략 수질 상태나 그곳에 살고 있는 플랑크톤의 종류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몇 곳에서 파란색을 띠는 하천이나 호수, 바다를 보기는 했으나 지금까지 본 호수중에서 가장 색상이 아름다운 곳이 홋가이도의 ‘아오이이케’이였다.
호수가 파란 색을 띠게 되는 이유는 무얼까?  물체의 색은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색에 의해 감지된다. 태양광선은 무지개색의 모든 색이 혼합되어 있어 사람의 눈이 흰색으로 느끼는데, 그 중에서 물체가 반사하는 빛이 파란색이 많으면 사람의 눈에 파란 색으로 보이고 빨간색 빛이 많으면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빨간색 빛과 파란색 빛은 흡수하고 녹색 빛만 반사하여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호수의 물이 파란 색을 띠는 이유는 하늘이 파란색을 띠는 것과 같다. 태양빛 가운데 파란 빛은 공기 중의 먼지나 분자들에 의해 더 많이 반사되며 방향이 꺾인다. 미세 입자들이 빛을 반사하는 현상을 빛의 산란이라고 표현하는데, 빨간 빛은 잘 통과하거나 흡수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 반면에 파란 빛은 산란이 잘 되어 우리 눈에 많이 들어오므로 하늘의 색이 파란색으로 감지된다.

 

 일본 홋가이도의 파란 호수 아오이이케. 알루미늄의 미세침전물이 파란 빛을 산란하여 파란색을 띠게 되었으며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아이슬란드의 세계적 관광지인 블루라군. 지열발전에서 버려진 지하수의 실리카가 미세 침전물을 만들어 파란색을 띠는 호수가 되었다.

 일본 홋가이도의 아오이이케 지역의 하천 바닥에 생성된 흰색 알루미늄 침전. 인근 온천은 백금온천이라는 이름으로 관광명소가 되었다.

 

호수가 파란색을 띠는 이유는?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빛의 종류에 따라 꺾이는 각도가 다르다. 빨간 빛이 가장 적게 꺾이고 보랏빛이 가장 많이 꺾이므로 색에 따라 빛이 분리되는 것이다. 광학에서 빛의 종류는 전자기파의 파장으로 설명한다. 파란색은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이고 빨간색은 파장이 긴 전자기파인 것이다. 이 중 파장이 짧은 파란 빛이 미세입자에 의해 더 많이 산란된다. 물 자체도 빨간 빛을 잘 흡수하고 파란 빛을 더 잘 투과시킨다. 그러므로 물 속 깊은 곳에는 빨간 빛이 없고 파란 빛만 도달하며, 물속에서 산란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도 파란 빛이기 때문에 순수한 맑은 물은 검푸른 색을 띤다.
우리가 흔히 검푸른 바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유물질이 적은 맑은 바다의 색이다. 그런데 미세한 부유물질이 많으면 파란 빛을 산란시키므로 파란색을 띠게 되고, 큰 입자가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파란색 빛도 흡수하여 황토색을 띠게 된다. 흙탕물이 늘 누런색을 띠는 이유는 큰 입자들이 많아서 파란색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에메랄드 빛 파란 호수가 되려면 아주 미세한 입자들이 소량 떠 있어야 한다.
물속에서 미세한 부유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은 토양이 풍화되어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화학적 침전에 의해 침전물이 화학적으로 수중에서 생성된 것이다. 그 근원은 대부분 지하수이다. 지하수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 산성이 되는데, 산성 조건에서는 토양중의 칼슘, 철,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온이 물에 잘 용해된다. 그러나 지하수가 지표에 노출되고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휘발하여 없어지면, 중성으로 변하면서 금속이온의 침전물이 생성된다. 침전물이 큰 입자로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누르스름하거나 흰색의 혼탁한 퇴적물로 바닥에 가라앉지만, 어떤 조건에서는 미세한 부유물질로 수중에 떠 있으면서 물속의 파란 빛을 산란시켜 물색이 파란 색을 띠게 된다.

 

금속이온의 침전물이 만들어낸 현상 
파란 호수가 만들어지는 가장 흔한 원인 물질은 석회암이 용해되어 발생한 칼슘의 침전물이다. 석회암 지대의 지하수가 용출되어 호수로 유입하면 칼슘이 미세침전물을 만들어 수중에 떠 있으면서 파란색을 띤다. 홋가이도의 아오이이케의 경우에는 침전물의 성분이 칼슘이 아니라 알루미늄이었다. 호숫가에 알루미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파란색을 띠는 것이라는 안내판이 게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멀리서 바라 본 호수는 파란 색이었지만 호수 바닥에는 흰색의 알루미늄 침전물이 두텁게 쌓여 있었다. 인근의 하천 바닥에도 흰색 침전물이 덮여 있는 것을 보니 그 지역의 지하수에는 알루미늄 함량이 높은 것 같았다.
알루미늄에 의해 흰색 침전이 생성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남한강 상류의 태백 지역에는 폐광산에서 배출되는 산성 광산배수가 많이 있으며 하천 바닥에 흰색, 노란색 등의 침전물이 덮여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천 바닥의 흰색 침전이 광산배수에서 기인한다. 알루미늄으로 인한 오염현상인데 홋가이도의 온천에서는 이것이 ‘백금온천’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유명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재미있는 아이러니이다.
오염된 폐수가 될 뻔 했으나 관광자원으로 둔갑한 또 하나의 파란 호수 사례가 아이슬란드의 블루라군이라는 호수이다. 화산활동이 활발한 아이슬란드에서 지열을 이용한 발전소를 만들어 뜨거운 지하수를 활용하였는데 여기에서 발생한 열폐수를 웅덩이에 버렸더니 파란색을 띠게 되었다. 뜨거운 지하수에 녹아 있던 실리카라는 석영 성분의 물질이 물의 온도가 낮아지자 미세하게 침전이 되었는데 이것이 파란 빛을 산란하여 블루라군(파란 호수)이 되었다. 오염된 폐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이것이 인기를 끌게 되어 점차 유명한 관광리조트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다양한 호수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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