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낚시기법 > 바다
연재_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32-미터급 농어는 새벽에 온다
2019년 08월 1672 12577

연재 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32

 

미터급 농어는 새벽에 온다

 

강경구 브리덴 필드스탭·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원

 

영등철에 깊은 바다로 빠져나가 월동과 산란을 한 농어는 봄과 여름철에 연안으로 접근하여 본격적인 먹이활동에 들어간다. 봄에는 50~70cm 농어가 마릿수로 올라와 농어 마니아들에게 쉴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여름에는 80cm를 넘어가는 이른바 ‘따오기’라고 하는 대물농어와의 숨 가쁜 힘겨루기가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7월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옛말이 있듯이 여름에 잡힌 농어는 다른 어종보다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아서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꼽힌다. 수온이 다소 높아 회로 먹으면 살이 무르다며 ‘여름농어는 맛이 없다’라는 선입견을 가진 낚시인이 많은데, 높은 기온 탓에 보관과 이동이 힘들어서 그렇지 피를 잘 빼고 싱싱한 상태에서 민물이 닿지 않게 손질하여 냉장 숙성한 여름 농어회는 어느 계절보다 담백하고 단맛이 난다.
이렇듯 여름철 뛰어난 보양식이며 힘찬 파이팅으로 짜릿한 손맛을 주는 대물 농어와의 만남을 위해 나는 6월 말 포항 연안으로 농어 탐사에 나섰다.

 

 

미노우에 걸린 농어가 수면 위로 끌려나오고 있다.

 

 

예상치 못한 청물의 유입
남서풍이 선선하게 불어오던 6월 25일 오후 4시. 나는 브리덴에서 새로 출시한 ‘몬스터콜링’ 로드의 테스트를 위해 서진록 씨의 작은 보트를 타고 포항 내만권으로 출조했다. 해가 지기 직전까지 복귀 예정이라 3시간의 짧은 탐색 시간이지만 농어가 일몰 전에 먹이활동을 위해 연안으로 접근할 피딩 타임을 노릴 수 있어서 기대감은 컸다.
3명이 간신히 탈 수 있는 작은 보트였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방파제를 돌아나가며 주요 포인트로 이동하는 길에는 미노우로 보트에서 트롤링을 시도했고 농어가 자주 출몰하는 포인트에 도착하면 캐스팅게임으로 전환했다.
포항 대동배리의 농어 명소인 구룡소 부근에 도착할 때까지 트롤링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고 첫 캐스팅에 뭔가 툭하고 건드는 느낌에 배 앞까지 미노우를 신중히 운용하니 편광선글라스 너머로 50cm급 작은 농어가 미노우를 추격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수온이 꽤 높은데도 불구하고 물색은 매우 맑아서 7m 이상 수심의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여서 농어가 무척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듯했는데 농어낚시의 악재중 하나인 ‘청물’이 든 듯했다.
청물이 들면 낮은 수온으로 인해 플랑크톤과 같은 미세생물들이 사라져서 물색이 맑아지고 플랑크톤을 섭취하는 작은 베이트도 자연적으로 줄어든다. 먹이사슬의 효과로 농어 역시 베이트피시가 줄어드니 군집되기 힘들고, 맑은 물색 때문에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와 같은 청물은 낮은 수온에서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의 상식을 벗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같은 지역인데 서로 다른 물색
구룡소 앞을 30분 정도 탐색해보았지만 서진록 씨의 미노우에 낚여 올라온 황어를 제외하고는 반응이 없었다. 천천히 트롤링을 하며 대동배리 방파제 옆의 갯바위로 향했다. 이곳은 일몰 무렵이면 농어가 먹이활동을 위해 회유하는 단골 코스로 도보로 갯바위에 접근하여 낚시하는 앵글러들도 많이 찾는 명소이다.
그러나 이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물속의 바닥돌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색이 맑았는데 특이한 점은 손가락만 한 새끼 멸치들이 온바다를 뒤덮고 있었다는 것이다. 햇빛이 내리쬐는 수면 위는 물위로 튀어 오르며 군집해있는 새끼 멸치 떼로 반짝이며 마치 소나기가 내리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정도 베이트가 모였어도 먹이활동이 없다면 농어는 없다는 뜻. 지체할 것 없이 배를 돌려서 발산리의 해안가로 향했다. 최근 서진록 씨가 농어의 입질을 가장 많이 받은 포인트라고 하여 기대감이 컸다. 포인트로 접근하는 길에 둘러본 물색은 조금 탁해져 있었다. 같은 바다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무슨 영향에서인지 물색이 적당히 탁했고 입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
엔진을 끄고 배가 자리를 잡자마자 전방의 큰 간출여를 향해 캐스팅을 하고 트위칭으로 신속히 미노우를 가라앉혔다. 두세 번 릴을 감으며 리트리브를 할 때 ‘투두둑’ 하는 전형적인 농어 입질과 함께 40m 전방에서 수면위로 몸을 드러내며 바늘털이를 하는 농어가 관찰되었다. 몸 전체가 수면위로 튀어 오르며 테일워크를 하는 것으로 봐서 큰 개체가 아닌 것이 분명했지만 빳빳한 헤비액션의 로드를 사정없이 수면 아래로 끌고 내려가며 저항했다.
배 앞으로 끌고 와 뜰채에 담은 농어는 60cm를 넘긴 씨알. 내가 갈무리를 하는 사이 서진록 씨에게도 입질이 왔다. 세차게 바늘털이를 하며 수면에 떠올랐지만 이내 기운이 빠져 배 앞으로 끌려온 것은 40cm 농어였다. 먹이활동을 위해 간출여 부근에 농어 떼가 스쿨링되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30분도 안되어 수그러들었다. 다소 예민한 농어들이 소란스러운 랜딩과정에서 경계심을 갖고 빠져버린 듯했다.

 

 

포항 호미곶면 강사2리 갯바위에서 90cm 농어를 낚은 강태화 씨.

포항 구룡소 앞으로 펼쳐지는 일몰.

호미곶면 갯바위에서 거둔 조과.

70cm 농어를 낚은 필자.

 

 

대물의 맹공에 망가진 바늘
농어의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저녁식사를 하고 도보권 밤낚시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기간이즘 필드스탭 강태화 씨, 리얼루어피싱카페 회원 신준섭 씨와 합류하여 최근 새벽 조황이 좋다는 포항 호미곶면 강사2리의 갯바위를 찾았다. 농어낚시에만 매진하며 봄과 여름 시즌에 꾸준한 탐사를 이어온 신준섭 씨의 말에 따르면 예전과 같이 저녁 일몰 직후의 피딩 타임이나 밤 10시경의 호황은 올해에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어둠이 완전히 깔리고 소란한 분위기가 잠잠해지는 새벽 1시경에서 2시, 혹은 일출 직전의 새벽 4시경에 주로 입질을 받아냈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여유 있게 이야기를 나누며 낚시 준비를 하고 갯바위에 들어선 시각은 새벽 1시. 농어가 조류를 따라 회유하는 길목을 3등분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캐스팅을 시작했다. 30분이 지나도록 입질이 없어서 초조해질 무렵, 가장 왼편에서 길목의 초입 부근을 지키던 신준섭 씨에게 입질이 찾아왔다. 드랙을 다소 열어두어 몇 미터 떨어진 필자에게까지 소리가 들렸는데 역회전하는 드랙음만으로도 격렬하게 저항하는 농어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힘겨루기가 꽤 오래 지속되나 싶더니 신준섭 씨의 발 앞으로 배를 뒤집으며 항복하는 농어가 보였다. 70cm를 조금 넘는 씨알이었으나 체구가 좋아서 손맛이 굉장히 훌륭했다고.
이어 전방의 가까운 간출여 부근을 노리던 나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툭툭 초리를 울리는 입질 후 로드를 세우자마자 스풀이 시끄럽게 역회전하기 시작했다. 대물임을 직감하고 순간적으로 드랙노브를 잠그기 시작했다. 나는 안내를 받아 처음으로 간 포인트였기 때문에 장애물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헤비 액션 로드의 힘을 믿고 강제로 제압할 생각이었다. 승기는 나에게로 넘어오는 듯했으나 발 앞 10m까지 끌려와 랜턴을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라인 텐션이 맥없이 풀려버렸다. 농어의 승리였다. 회수한 미노우는 3개의 훅 중 2개가 휘어져 있었다. 로드의 파워, 라인의 강도만을 생각하고 가장 중요한 바늘의 내구성을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
그 후 새벽 4시 경에 강태화 씨가 전방의 먼 간출여에서 입질을 받고 파이팅을 시작했다. 90cm 농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계측을 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으니 어느새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농어 루어낚시는 흔히 체력전이라고 표현을 한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가며 농어가 있는 곳 혹은 회유할 만한 곳을 끊임없이 탐색한다면 지금이라도 훌륭한 씨알의 농어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