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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학성지_계절 망각한 월척들 집단 외출
2020년 03월 61 13066

충남 보령 학성지

 

계절 망각한
월척들 집단 외출

 

김철규 호봉레져·탑레저·토코떡밥 필드스탭

 

 

이번 겨울은 이상고온으로 인해 중부지방에서도 물낚시가 가능해졌다. 얼음 구멍 위로 치솟는 찌를 보는 재미도 겨울의 멋진 추억인데 강원도 내륙과 경기도 북쪽 지역을 제외하고는 한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아 그런 재미는 보지 못하고 말았다.
지난 1월 중순경 출조지를 물색하다가 아산에 사시는 이한구(아래울) 씨가 지난주에 보령 학성지로 출조하여 허리급 붕어 등 씨알 좋은 월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잡았다며 다시 출조한다고 알려왔다. 아마도 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하다보니 붕어들이 벌써 산란기가 온 줄 알고 왕성한 입질을 했던 것 같았다.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차에 망설일 것 없이 학성지를 촬영지로 정했다. 고향 친구 박희설 씨도 합류했다.

 

 

 

학성지 최상류 포인트. 연안 갈대 사이에서 겨울 붕어를 노리고 있다.

제방 좌측 중류권 민가 앞 포인트. 주차하고 바로 낚시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출발부터 우왕좌왕 
1월 17일,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주유를 위해 잠시 정차한 후 시동을 걸었는데 스마트키가 없다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필자의 동선을 찾아 화장실과 사무실 등을 돌아보았지만 키를 찾지 못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열을 위해 차 시동을 켜놓은 상태에서 창고에서 낚시짐을 옮겨 실은 뒤 키를 놓고 출발한 것이다.
키가 없어 시동을 켜지 못하니 주유기 앞에 세워진 필자의 차 때문에 난감한 처지가 되었다. 차를 밀어 앞쪽으로 옮겨 놓은 후 집사람에게 전화해 키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전화 통화 내용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그렇게 1시간 반가량을 허비하고 집사람이 가지고 온 키를 받아 목적지인 학성지에 도착하니 오전 9시가 훌쩍 넘었다. 전날부터 들어가 있던 이한구 씨의 도움으로 제방 좌측 상류권으로 가니 마침 장박 낚시인들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분들은 지난주부터 들어와 낚시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조황이 좋았다가 주중에 비가 오고 난 후로는 입질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그 소리를 들으니 대를 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갈등이 밀려 왔다. 하지만 달리 옮겨 갈만한 곳도 없기에 그대로 주저앉아 낚시해보기로 했다.
철수하던 분들이 “그래도 이 자리가 명당이니 조금 기다리면 자리를 빼 주겠다”고 했지만 마음 급한 필자는 이미 상류권의 적당한 포인트를 찾아 좌대를 깔기 시작했다.
좌대 설치를 마친 후 텐트를 올리려고 찾아보니 텐트가 없다. 또다시 멘붕에 빠져 가만히 생각해보니 서둘러 짐을 싣다가 텐트를 놓고 온 것 같았다. 다행히 2개의 텐트를 가지고 다닌 이한구 씨 덕분에 무사히 텐트를 설치하고 대편성을 마칠 수 있었다. 요즘은 출조하면서 가끔씩 뭔가를 한 가지씩 빼놓고 다니니 치매 초기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동행한 박희설 씨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배 씨가 보트낚시로 올린 조과.

보트낚시를 한 권일진 씨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낮에 입질 온다더니 종일 말뚝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에 있는 학성지는 1945년에 준공된 제방 길이 280m의 6천6백평짜리 평지형 저수지다. 뻘이 깊고 저수지가 해안가에 인접해 있다. 제방권과 제방 좌측 그리고 제방 우측의 상류 등 포인트가 그런대로 많은 편이다.
특히 제방 좌측으로는 최상류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해 인기가 좋은 곳이다. 중간 부근에 민가 한 채가 있는 곳이 특히 인기가 높다. 주차하고 바로 앞에서 낚시를 할 수 있어 언제나 낚시인들이 붐비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제방 우측 상류권도 수초 여건이 좋아 조과가 좋은 곳인데 그곳은 주차하고 50~200m 정도 짐을 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 그리 인기 높은 포인트는 아니다.
대체로 학성지는 수초가 삭아드는, 추석을 전후한 시기에 붕어들이 낚이기 시작해 11월이 되면 월척들이 마릿수로 낚이는 월척 산지로 소문이 난 곳이다. 특히 겨울철 얼음낚시에 마릿수 붕어를 토해내는 곳으로 충남권의 대표적인 얼음낚시터이지만 올해는 결빙이 되지 않아 겨우내 물낚시를 하고 있었다.
미끼로는 자생하는 참붕어와 새우에 씨알 좋은 붕어가 나오지만 이번 겨울에는 지렁이와 어분글루텐 그리고 옥수수에도 입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당시는 만수위였다. 대편성을 끝내고 나니 아침 기온이 영하 5도였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를 보여 주고 있었다. 겨울에는 해가 뜨면서 수온이 오르기 시작해 해가 지기 전까지가 입질 시간대인데 지난주 출조했던 이한구 씨의 말도 일치했다. 오후 2시부터 해지기 전까지 잦은 입질이 있었다며 이 시간 동안 낚시에 집중해 보라고 말했다.
미끼는 지렁이를 사용했고 이따금 어분글루텐 사용도 병행했다. 하지만 해가 지도록 아무런 입질도 받지 못했다. 상류에 자리 잡았던 친구 박희설 씨만 오후에 입질을 받아 35cm에 육박하는 붕어를 낚아 희망을 주었다.
또한 이날 상류 갈대와 연이 가득한 곳에는 비바붕어 박현철 프로와 조승휘 씨가 보트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 분들은 잦은 입질로 마릿수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기대했던 낮 시간은 입질 없이 흘러갔다. 그래서 더욱 밤낚시가 기대됐다. 한밤중에 낚일 대물에 대비해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치감치 케미를 꽂았다. 어둠이 내리면서 기온이 급강하하자 텐트 안도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찌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석양 무렵의 학성지. 아름다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보트낚시에 올라온 38cm 붕어의 위용.

 

 

짧고 굵게 꺾인 연안낚시 피크
밤 11시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낚시를 해 보았다. 입질이 없기는 마찬가지였고 동이 트기 직전인 아침 7시가 다 되어서야 첫 입질을 받았다. 하지만 씨알이 24cm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붕어를 한 수 낚은 뒤 날이 밝았고 다시 아침 입질을 기다려 보았다. 연안에 살얼음이 잡힐 정도로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졌지만 다행히 찌가 서 있는 곳까지는 얼음이 잡히지 않았다.
다시 낮낚시에 돌입했다. 어떻게든 월척 한 수는 만나야겠기에 집중하며 낚시 했지만 잔 씨알의 붕어 소행인지 깔짝대는 입질만 보였다. 다만 건너편에 주차하고 200m 정도 등짐을 지고 들어갔던 한 낚시인만 6수의 붕어를 낚았고 보트낚시를 했던 박현철 프로는 38cm의 대물붕어 외에 굵은 씨알로만 10여 수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아쉽게도 이날 밤에는 함께 출조 했던 일행 중 박희설 씨만 3수의 붕어를 낚았고 그 외의 조우들도 겨우 붕어 얼굴만 보고 철수해야 했다. 그래도 이번 출조에서는 멀리 군산으로 이사를 가 한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조우가 싱싱한 피조개와 참소라를 준비해 필자를 찾아주어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철수 후 보트낚시를 한 조승휘 씨의 조과를 확인해보니 월척 후반의 씨알 좋은 붕어 등 여러 마리의 붕어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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