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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다루어 전문가의 서해 갑오징어 에깅 체험기_“풍부한 자원에 놀라고 낚시인들 열정에 두 번 놀랐다”
2019년 12월 30 12877

충남 보령 배낚시

 

일본 바다루어 전문가의 서해 갑오징어 에깅 체험기
“풍부한 자원에 놀라고
낚시인들 열정에 두 번 놀랐다”

 

이영규 기자

 

 

지난 11월 4일부터 5일 사이, 일본의 루어낚시용품업체 야마리아사의 필드스탭 요스케 야마나카(山中 陽介) 씨가 한국을 방문해 충남 보령 앞바다 갑오징어 에깅을 체험하고 돌아갔다. 이번 조행을 통해 양국의 낚시 패턴을 비교하고, 차후 신제품 개발 때 한국 필드에서의 경험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틀간의 낚시를 마친 야마나카 씨는 서해의 풍부한 갑오징어 자원과 더불어 한국 낚시인들의 에깅 열정에 놀랐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야마리아 필드스탭 야마나카 씨가 토토스테를 사용해 낚은 갑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해 본 갑오징어 에깅이었지만 능숙하게 마릿수 조과를 거두며 실력을 자랑했다.

 

 

야마나카 씨는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낚시인이다. 야마리아사의 직원인 동시에 필드스탭을 겸하고 있다. 특히 한치와 갈치 선상낚시에서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출연한 일본의 낚시방송과 유튜브 영상이 국내에도 소개돼 국내 바다루어 낚시인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야마나카 씨는 비주얼 면에서도 상품성이 크다. 현재 한국 나이로 30대 후반이지만 얼굴은 앳된 미소년을 닮아 바다루어라는 스포츠피싱 캐릭터에 딱 어울린다. 여기에 감각적인 낚시 실력까지 겸비해 일본의 신, 구세대 낚시인 모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11월 4일 오전 5시. 야마리아 한국 에이전트인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의 가이드로 야마나카 씨와 함께 서천 홍원항을 찾았다. 이번 촬영에는 야마리아 해외 영업부 직원인 후루카와 씨 그리고 성광물산의 중부 지역 대리점 대표를 맡고 있는 서정춘 씨도 동행했다.
오늘 우리가 타고나갈 배는 홍원항바다낚시 선단의 성공호. 성공호 선장 김대권 씨는 바다루어낚시 부문에서는 홍원항 최고 수준의 가이드로 인정받는데 평소 김대권 선장과 친분이 깊은 서정춘 씨가 낚싯배를 섭외했다.

 

 

 

취재팀이 타고 나간 성공호. 선장 김대권 씨는 홍원항에서도 손꼽히는 갑오징어낚시 명 가이드다.

김선관 씨가 사용한 갑오징어 에깅 장비. 릴대는 한치 낚싯대로 유명한 크레이지 오션의 오션 스피어를 사용했다. 

김선관 씨의 채비. 야마시타의 에기 드로퍼 2호를 사용했다.

야마나카 씨가 갑오징어를 연타로 올린 채비를 보여주고 있다. 두 개의 봉돌을 달아 고패질 때마다 봉돌이 부딪히는 소리로 갑오징어를 유인했다.

 

 

일본과 다른 선상낚시 문화에 어리둥절
야마나카 씨와 후루카와 씨가 한국의 서해를 찾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한국 갑오징어낚시도 첫 경험인데, 처음 접하는 서해 갑오징어 에깅에 야마나카 씨가 얼마나 빨리 적응을 할지가 궁금했다. 더불어 양국의 갑오징어 에깅 문화의 비교 또한 이번 취재의 초점이었다.
그런데 출발부터 해프닝이 발생했다. 승선을 위해 항구로 나간 야마나카 씨와 후루카와 씨가 대낮처럼 환한 항구를 보고는 입을 벌린 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놀랄 만큼 많은 낚싯배와 낚시인 때문이었다. 주말도 아닌 월요일에 이렇게 많은 낚시인들이 한꺼번에 항구에 몰린 것은 처음 봤다고. 그제야 한국에서 불고 있는 갑오징어 에깅 인기를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또 하나는 온통 새까맣게 변해버린 낚싯배의 처참한 몰골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오징어가 먹물을 쏴 낚싯배에 묻으면 낚시인이 그때마다 수건으로 닦아내기 바쁘다고 한다. 그래서 낚싯배가 절대 더렵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의 얼굴에는 ‘먹물이 묻을 때마다 닦아내면 좋을 텐데 왜 배가 이 모양이 되도록 놔둘까?’라는 이해 못할 표정이 역력했다(두 사람은 그 이유를 낚시를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동시에 히트된 갑오징어. 바닷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 끌어낼 때 먹물세례를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선관(왼쪽) 씨와 야마나카 씨가 동시에 올린 갑오징어를 자랑하고 있다. 갑작스런 바닷물 분사에 야마나카 씨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김선관 씨가 낙지만 한 굵은 주꾸미를 올렸다. 

스테 바늘에 묻은 이물질을 전용 솔로 제거하고 있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김선관(왼쪽) 씨와 야마나카 씨.

후루카와 씨가 갑오징어로부터 먹물 공격을 당한 후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가 취재에 나선 날은 이제 서서히 갑오징어가 끝물로 접어들 무렵이라 쉽지 않은 낚시가 예상됐다. 그래도 테크닉이 좋은 사람은 50마리 정도는 무난할 것이라는 게 김대권 선장의 예상이었다.
낚싯배가 30분 정도 달려 녹도 서쪽 해상에 도착했다. 나는 야마나카 씨 옆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준비하는 중간 중간 질문을 하기로 했다. 나는 일본어가 어설픈 터라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통역을 대신해 주었다. 다음은 낚시에 앞서 야마나카 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한국에서 갑오징어 에깅을 해본 적이 있는가?
-갈치낚시와 한치낚시는 제주도에서 해봤지만 서해는 물론 한국에서의 갑오징어 에깅은 이번이 처음이다.    

 

Q 일본에서도 갑오징어 선상 에깅을 많이 하는가?
-하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열정적이지는 않다. 가장 많이 하는 곳은 도쿄만이다. 도쿄만은 다양한 선상낚시가 이루어지는데 갑오징어를 노리는 출조도 많이 한다. 그 외에 시모노세키에 있는 모지항도 갑오징어 낚시터다. 그러나 갑오징어를 먹기는 하지만 이렇게 전문적인 낚싯배를 타고 열정적으로 출조해 낚는 경우는 많지 않다.

 

Q 일본에서 갑오징어 에깅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인기라고까지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 무늬오징어와 한치는 폭 넓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갑오징어 에깅을 전문으로 하는 장르는 형성돼 있지 않다. 무늬오징어 낚시 도중 손님고기로 올라오는 정도의 대상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심지어 전용 루어와 장비도 없다. 한때 갑오징어에 특화한 채비와 루어가 출시된 적 있지만 호응이 적어 지금은 사라졌다. 일본에서도 갑오징어를 노릴 때 쓰는 에기와 스테는 대부분 무늬오징어와 한치용이다.

 

Q. 일본에서도 한국처럼 갑오징어가 많이 낚이나?
-그렇지 않다. 일본에는 크게 두 종류의 갑오징어가 낚인다. 지금 한국에서 낚이는 일반 갑오징어(고우 이카)와 입술무늬 갑오징어(카미나리 갑오징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선상 낚시를 나가도 많아야 하루 10마리 정도를 낚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훨씬 많은 갑오징어를 낚을 수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오늘 나도 마릿수 낚시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살림통에 살려 놓은 갑오징어.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점차 씨알이 굵어지고 있다.

 

 

 

압도적 조과에 “첫 한국 출조 맞아?”
선장이 부저를 눌러 낚시 시작을 알리자 낚시인들의 채비가 수중으로 투하됐다. 야마나카 씨도 낚시를 시작했는데 채비와 에기는 한국 낚시인들의 그것과 차이가 없었다. 에기는 야마시타의 토토스테 내추럴 컬러를 사용했고 봉돌은 18호를 달았다.
한편 이날 함께 출조한 한국 낚시인들은 일본에서 온 에깅 전문가라니 과연 얼마나 갑오징를 잘 낚는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포인트에 도착한 무렵은 중들물을 막 지난 시점. 김대권 선장은 “썰물로 돌아서야 입질이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들물 때 입질은 매우 저조했다. 그러나 들물 1시간 동안 야마나카 씨는 낚아낸 마릿수는 6마리로 이날 출조한 낚시인 가운데 성적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김대권 선장은 “확실히 잘 낚긴 하네요. 한국의 갑오징어낚시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감각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라고 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성공호에는 갑오징어 에깅 ‘선수급’ 낚시인들도 다수 승선했지만 야마나카 씨의 빠른 현지적응 능력에는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이 한국보다 마릿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낚시가 어렵다는 것이고, 그런 ‘하드한’ 필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낚시인이 한국에 오면 당연히 더 잘 낚을 수밖에. 게다가 직업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검증받은 야마시타 루어로 필드테스트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를 일이다.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이 낚시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후루카와 씨, 성공호 김대권 선장, 성광물산 중부지역 대리점 서정춘 대표, 야마나카 필드스탭,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다.

취재를 마친 후 홍원항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즐기는 촬영팀. 

야마나카 씨가 갑오징어의 먹물 분사구를 바다로 향한 뒤 먹물을 완전하게 빼내고 있다.

야마나카 씨가 한국에서 처음 맛본 불고기 통주꾸미 요리를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루에 혼자 100마리가 목표라고?
한편, 야마나카 씨의 채비 중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봉돌이었다. 남들은 18호짜리 한 개만 달았는데 야마나카 씨는 2개를 달았다. 나는 속으로 ‘봉돌 두 개를 달아 확실히 바닥을 느끼며 낚시하는군. 역시 기본에 철저한 낚시를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혹시 또 다른 이유가 있나 싶어 이유를 묻자 예상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갑오징어는 소리에도 반응할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래서 봉돌을 두 개 달아주면 채비를 들었다 놨다할 때 서로 부딪치며 둔탁한 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 소리를 듣고 갑오징어가 호기심을 갖고 다가오는 것이죠. 이곳 서해처럼 물색이 탁한 곳이라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해서 봉돌을 두 개 달아 쓰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오후 12시경 물때가 썰물로 돌아서자 김대권 선장의 말대로 입질이 살아나 배에 탄 전체 낚시인이 고루 입질을 받기 시작했다. 야마나카 씨와 후루카와 씨는 배 곳곳에서 갑오징어가 솟구치는 모습에 연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본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갑오징어가 내뿜은 먹물이 파편처럼 튀어 낚싯배에 묻었다. 사방에서 먹물이 쏟아지니 그때마다 닦아낸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 그제야 야마마가 씨는 왜 낚싯배가 온통 시커멓게 변했는지를 깨닫는 표정이었다.
이와 반대로 야마나카 씨의 갑오징어 뒤처리법은 특이했다. 그는 갑오징어가 올라오면 조심스럽게 손으로 잡아 먹물 분사구를 바다 쪽으로 향하게 겨냥했다. 그리고는 갑오징어를 계속 주물러 몸속에 들어있는 먹물과 바닷물을 완전히 빼낸 후에야 살림통에 집어넣었다. 이 시간이 10초 정도 걸렸다. 김선관 씨는 “내가 낚은 갑오징어가 쏜 먹물이 다른 낚시인 또는 낚싯배에 묻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본인 특유의 에티켓이다”라고 말했다.
야마나카 씨는 일본의 갑오징어 선상 에깅 스타일은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출조 인구, 시커멓게 변해버린 낚싯배, 평일에도 항구가 붐비는 한국 낚시인들의 열정은 놀라울 정도로 인상 깊었다고 한다. 특히 이날 낚싯배 선두에서 낚시한 ‘백갑 밴드’ 멤버들이 붙여 놓은 한자로 된 ‘白甲’ 스티커의 의미를 알고는 깜짝 놀랐다고. 처음에는 몰랐는데 선장으로부터 ‘하루에 100마리의 갑오징어가 목표’라는 뜻을 전해 듣고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선상에서의 점심식사 문화에 감탄사 연발
오후 5시 무렵 항구로 철수한 야마나카 씨와 후루가와 씨는 처음 경험한 한국 서해의 갑오징어낚시에 꽤나 고무된 표정이었다. 특히 낚시 후 자신들이 낚은 조과를 한 곳에 모아 놓고 기념촬영을 할 때는 ‘이게 정말 우리가 다 낚은 것인가!’라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일본에서는 많아야 하루 10마리라는데 오늘 두 사람이 올린 조과는 70마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 낚시인들은 ‘이제 끝물이라서 그런다’ ‘오늘은 조황이 저조하다’고 투덜댄다고 말하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부럽다는 표정을 동시에 지어 보였다.
두 사람은 한국 낚싯배의 점심식사 문화에 대해서도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낚싯배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본인의 식사는 본인이 직접 챙겨온다. 보통은 빵과 우유, 삼각김밥 등으로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김대권 선장이 장만해 온 양념 불고기에 주꾸미를 넣고 끓인 즉석요리가 점심으로 등장하자 연신 “쓰바라시(훌륭해요)”를 외쳤다.
일본에서 바다 루어낚시로 산전수전 다 겪은 야마나카 씨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남긴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서해는 갑오징어 자원의 보고이자 바다루어 낚시인들의 천국입니다. 선장님은 손님들의 갑오징어 조황이 부진하다며 철수 시간을 연장하면서까지 낚시를 더하게 해주시더군요.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남녀 할 것 없이 종일 낚시에 열중하는 한국 낚시인들의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야마나카 씨와 후루카와 씨는 11월 6일에 일본 도쿄로 돌아갔다. 아마도 이번 서해 갑오징어 에깅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야마나가 씨의 대물 채비
나까오모리+2m 목줄

 

 

야마나카 씨가 사용한 나까오모리 채비에 사용하는 봉돌.


이날 야마나카 씨는 일본에서 대물 갑오징어를 낚을 때 사용하는 나까오모리 채비를 잠시 선보였다. 이 채비는 길쭉하게 생긴 봉돌에 원줄과 목줄을 2m 정도 길게 연결해 쓰는 방식인데 봉돌을 바닥에서 2m 정도 띄워 에기가 자연스럽게 바닥층에서 놀게 만드는 기법이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확실히 에기가 자연스럽게 놀면 씨알 큰 갑오징어가 걸려든다는 게 야마나카 씨의 설명이었다. 단 밑걸림에 다소 취약해 채비를 뜯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 단점이라고. 취재일에 올린 야마나카 씨의 최대어도 이 나까오모리 채비로 올렸지만 이후 곧바로 뜯겨 다시 일반적인 채비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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