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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외연도_가을 드라마 빅게임이 시작됐다
2019년 10월 3175 12716

충남 보령

 

가을 드라마
빅게임이 시작됐다

 

이영규 기자

 

보령 바다의 서쪽 맨 끝섬 외연도의 빅게임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동해 왕돌짬, 남해 가거초와 더불어 나라 안 3대 빅게임 필드로 꼽히는 외연도는 매년 150cm가 넘는 대부시를 배출하며 기록 경쟁을 하는 곳이다. 8월부터 빅게임이 시작돼 10월 말까지 시즌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지난 9월 6일에 140cm까지 배출해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팀루비나호를 타고 외연도에서 빅게임을 즐긴 블루 솔트 회원들이 변도 해상에서 올린 부시리와 방어를 자랑하고 있다. 왼쪽 안용희 팀장이 들고 있는 고기가 120cm 부시리, 가운데 박상권 씨와 우측 백선욱 씨가 들고 있는 고기는 미터급 방어다.

 

 

 

외연도는 나라 안 빅게임 필드 가운데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 곳이다. 일단 서해라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크다. 과거 부시리는 남해와 동해 고기였을 뿐 서해에서는 보기 힘든 고기였다. 그랬던 곳이 남해와 동해보다 자원이 풍부하고 대물도 많은 빅게임의 천국으로 등장했다.
오히려 평균 씨알은 동해 왕돌짬과 가거초 등을 압도한다. 그동안 먼 동해나 남해로만 출조하던 수도권 낚시인들 역시 이제는 외연도를 진정한 대물 낚시터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왕돌짬과 가거초가 일명 ‘12해리법’으로 묶인 점은 외연도가 원톱이 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었다.
더불어 해수온 상승으로 인한 서해 바다의 환경 변화도 외연도가 빅게임 필드로 성장한 원동력이지만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팀루비나호 김선민 선장의 필드 개척 노력이다. 김선민 선장은 지난 2013년부터 루어낚시 전용선을 운영한 후 보령 앞바다 무늬오징어 에깅, 부시리 방어 빅게임을 활성화시키는 데 공헌한 주인공이다. 올 가을 외연도 부시리 최대어인 140cm도 김선민 선장이 직접 낚아낸 것이다.
김선민 선장이 이처럼 필드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배스와 쏘가리 루어낚시부터 시작한 뛰어난 루어낚시 감각 덕분이다. 쉽게 돈이 되는 우럭낚시, 주꾸미낚시 등은 일체 배제하고 지난 7년간 오로지 루어낚시 출조만 고집한 덕에 지금의 빅게임 필드가 생겨날 수 있었다.    

 

철수 직전 120cm 부시리를 히트한 안용희 팀장의 파이팅 장면. 씨알 선별을 위해 20cm 길이의 대형 폽퍼를 사용했다.

 


캐스팅 전용선 루비나호의 위용      
지난 8월 31일 팀루비나호를 타고 올해 첫 외연도 취재에 나섰다. 지난 8월 중순부터 무늬오징어가 비친다는 얘기에 무늬오징어와 빅게임 취재를 겸하고 싶었다. 그러나 무늬오징어 취재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오늘 팀루비나호를 전세 낸 팀은 블루 솔트(BLUE SALT) 회원들인데, 기록어급 부시리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빅게임 마니아들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선착장에서 만난 블루 솔트의 안용희 팀장은 “우리는 1년 내내 빅게임 필드만 찾아다닙니다. 최근에는 대형 펜슬베이트를 이용한 톱워터게임 위주로 낚시를 즐기는데 이 낚시에 중독되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어요. 마침 외연도에서 대형급들이 톱워터 루어를 덮치고 있다는 얘기에 서둘러 예약을 잡았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나 사기충천한 블루 솔투 회원들과는 달리 김선민 선장의 얼굴빛은 썩 밝지 못했다. 하필 이날은 파도도 높고 조고차도 큰 대사리 물때였기 때문이다. 김선민 선장은 “8월 말이면 빅게임 낚시로는 초반 시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여름 물과 가을 물이 혼재된 상태여서 물때에 따른 수온 변동이 심할 때죠. 오늘은 분명 힘든 낚시가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엔 오전보다는 오후 철수 무렵 만조가 되면 수온이 안정되며 낚시가 잘 될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쉬시다가 오후부터 촬영을 하셔도 될 겁니다”라며 취재일 상황을 설명했다.
나는 선장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으면 으레 ‘오늘은 운이 좋아서 예외적일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김선민 선장의 말은 신뢰하는 편이다. 지금껏 그의 예상이 빗나간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김선민 선장이 지난달 여수에서 건조해 온 새 낚싯배는 7.93톤짜리로 이전 배보다 훨씬 크고 선두의 데크도 넓었다. 캐스팅 전용선으로 설계해 5명 정도가 올라가 루어를 던져도 여유로운 공간이 나왔다. 

 

 

정상윤 씨가 배 밑으로 처박는 방어의 저항을 제압하고 있다. 정상윤 씨는 2017년 외연도에서 올린 150cm 부시리로 낚시춘추 부시리 부문 최대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용희 팀장이 루어에 변화를 주기 위해 예비 장비로 교체하는 모습. 특성이 다른 루어를 미리 세팅해 놔야 상황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안용희 팀장이 사용 중인 더블훅. 두 바늘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도록 해 후킹 확률을 높였다.

팀루비나호의 김선민 선장. 외연도를 빅게임 필드로 변신시킨 주인공이다.

정상윤(좌) 씨와 박상원 씨가 동시에 히트한 방어를 보여주고 있다.

 

 
어탐기에 어군은 무수히 찍히는데…
안면도 영목항을 출발한 루비나호가 호도 해역을 통과하자 파도가 높아졌다. 여전히 주의보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가 했는데 알고 보니 예전과 달라진 물길이 원인이었다. 김선민 선장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길산도를 빠져나가는 물골이 가장 험했지만 지금은 호도 해역의 조류가 강해졌다고. 새만금방조제의 여파로 해마다 물길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는 게 김선민 선장의 분석이었다.
팀루비나호가 외연도의 부속섬인 관장도 해상에 도착하자 솔트 루어 회원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저마다 길이가 20cm에 달하는 대형 펜슬베이트를 달아 캐스팅을 시작했다. 도대체 저 가지만 한 루어를 덮치는 놈들은 어떤 녀석들일까 궁금했다. 선실의 어탐기를 보던 안용희 팀장이 “아직까지는 베이트가 다양하지 않군요. 어탐기에서 보듯 멸치 떼는 찍히는데 멸치를 쫓는 고기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면 톱워터게임이 힘듭니다. 그나마 작은 삼치 떼들이 부시리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마저도 수가 많지 않습니다”라며 상황을 분석했다.
그런데 어탐기상에는 부시리 어군도 바닥에 좌-악 깔려있었다. 김선민 선장은 어탐기에 크게 찍히는 것들은 모두 부시리나 방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데도 안 낚인다고? 내가 지깅으로 바닥을 노리면 될 것 아니냐고 묻자 김선민 선장이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시리 코앞에 지그를 내려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은 부시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보면 되죠. 물때가 바뀌어 베이트피시가 떼로 들어오면 그제야 먹이사냥을 나서는데 그때를 노려야 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요.”

 

 

“도무지 지치질 않아요!” 박상권 씨가 히트한 방어가 배 밑까지 끌려왔다가 재차 도주하고 있다.

 

 

200mm 폽퍼에 120cm 부시리 히트    
아침 6시부터 펜슬베이트를 날려댔으나 10시 무렵까지도 노바이트였다. 그때까지 쉬지도 않고 펜슬베이트를 날려대는 안용희 팀장과 팀원들이 존경스러워 보였다. 나도 몇 번 펜슬베이트를 던져보다 입질이 너무 없어 타이라바를 내려 봤는데 배가 계속 이동하다보니 낚시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예 선실에 들어가 잠을 잤다가 깨어보니 벌써 점심시간이었다.
12시 무렵 점심을 먹고 난 뒤에도 도무지 입질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철수 무렵인 오후 3시가 다 됐으나 그때까지도 블루 솔트 회원들의 캐스팅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로봇들도 아니고… 정말 대단한 체력들이었다.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은 남아있었다. 아침에 김선민 선장으로부터 “입질이 온다면 철수 무렵인 3시경이 될 것이다. 만조가 되어 수온이 안정되기 때문인데 그때 베이트피시의 움직임도 많아진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종일 먼 거리에서 단발적으로 발생하던 라이징이 배 근처로 가까워졌고 범위도 훨씬 넓어진 것. 부시리 무리의 먹이사냥 움직임을 간파한 김선민 선장이 변도의 동쪽 해상으로 배를 옮겼고 드디어 첫 고기가 걸려들었다.
배 후미에서 펜슬베이트를 날리던 김태엽 회원이 첫 입질을 받아내자 침체돼 있던 배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파이팅이 시작된 지 몇 초 만에 김선민 선장이 어종과 씨알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80센치급 방어 같습니다. 여기는 바닥이 모래밭이니 서두르지 말고 여유 있게 끌어내세요.”

 

팀루비나호의 캐스팅 데크에서 부시리를 노리고 있는 블루 솔트 회원들. 앞에 보이는 섬이 대물 포인트로 유명한 변도다.

빅게임용 펜슬베이트와 폽퍼(맨 우측). 최근들어 폽퍼의 인기가 크게 줄었지만 대형급을 노릴 때는 종종 사용된다.

안용희 팀장이 제작한 파이팅벨트. 가볍고 착용감이 좋아 빅게임용으로 인기가 높다.

외연도 빅게임 취재에 동행한 블루 솔트 회원들. 왼쪽부터 양승권, 안용희(부회장), 백선욱, 박상권(총무), 김태엽, 오승현(총무), 정상윤 씨다.

 

멧돼지를 연상시키는 방어의 체구
부시리는 히트와 동시에 전력으로 여밭을 향해 내리꽂지만 방어는 좌우로 차고 나가는 게 특징. 그래서 파이팅 후 어창에 넣으면 힘을 모두 쏟아 부은 부시리는 곧바로 뒤집어지지만 방어는 쌩쌩하게 헤엄을 친다고 한다.
김태엽 씨에 이어 이번에는 안용희 팀장이 히트에 성공했다. 확실히 방어가 부시리보다 지구력이 약해 비교적 수월하게 뱃전으로 끌려왔다. 둘 다 90cm 정도 됐는데 살이 빵빵하게 올라 멧돼지를 연상케 했다. 이번에는 정상윤 씨와 안용희 팀장의 더블 히트! 안용희 팀장이 올린 방어가 유난히 커 보여 재보니 딱 1m짜리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장면이라면, 방어는 낚는 족족 바다에 던져 넣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여름 방어는 맛이 없어서 그렇겠지’ 했는데 알고 보니 으레 손맛만 보고 놔주는 것이 정례화 돼 있었다. 안용희 팀장의 말이다.
“일반 낚시인들이 보면 놀랄만한 일이죠. 가져가면 누구라도 요긴하게 쓸 텐데 힘들여 낚은 귀한 고기를 곧바로 방류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빅게임 낚시인들도 입문 때는 다들 그런 생각을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 출조해 힘겹게 낚은 대물을 과감히 바다로 돌려보낼 때의 묘한 긍지와 자부심이라고 할까요? 스스로 통 큰 사람이 된 듯한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9시간 허탕 치다 철수 직전 만루홈런 
다시 배를 조류의 상단으로 올려 흘리자 입질이 쏟아졌다. 라이징 범위는 더욱 넓어져 배 앞 20m 앞에서도 입질이 올 정도였다. 두 번째 흘림에서는 안용희 팀장이 처음으로 부시리를 걸어냈는데 씨알은 방어와 비슷한 1m급. 안용희 팀장의 노련한 제압에 별 어려움 없이 올릴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1시간 동안 출조한 전원이 손맛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철수를 30분 앞둔 시점에 드디어 안용희 팀장이 이날의 최대어인 120cm짜리 부시리를 걸어냈다. 1m급과는 확실히 체구 차이가 나는 대물이었음에도 안용희 팀장의 노련한 제압에는 맥을 못 췄다. 안용희 팀장은 “씨알을 선별하기 위해 일부러 길이가 20센티미터에 달하는 폽퍼를 사용했는데 그 방법이 들어맞았습니다. 펜슬베이트가 잘 먹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폽퍼를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줄었는데 나는 지금처럼 씨알이 비슷하게 나오는 상황에서는 일부러 대형 폽퍼를 꺼내듭니다”하고 말했다. 
낚시를 마친 후 안용희 팀장은 “마치 9회말 투아웃에 만루홈런을 친 기분이군요. 이게 바로 빅게임의 묘미이죠. 많이 낚을 필요도 없어요. 딱 한두 마리 승부면 충분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때도 철수 무렵 변도에서 대박을 맞았는데 오늘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9월 중순~10월 중순은 외연도 빅게임낚시의 최고 절정기이다. 팀루비나호의 낚시 자리가 비어 있는 날짜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시리 개인 기록을 경신하고 싶은 사람은 서둘러 출조를 예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팀루비나호의 승선 인원은 7명. 출조비는 1인당 15만원이다.  
문의 010-5514-1317

 


루비나호의 출조 패턴
안면도 영목항에서 출항하는 루비나호는 낚시인들의 출조 스타일에 맞춰 매번 대상어종이 달라진다. 어떤 날은 농어루어만, 어떤 날은 부시리 지깅만 할 때가 있으며 농어와 부시리 낚시 도중 짬짬이 무늬오징어 에깅을 병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리 전화를 해 출조일 어떤 낚시를 주로 하는지를 문의해야 한다. 참고로 출조 시간은 오전 6시경으로 변동이 없지만 철수 시간은 유동적이다. 너무 많이 낚으면 일찍 철수하지만 그 반대 상황이면 늦게까지도 낚시하므로 철수 시간을 여유 있게 예상하는 게 좋다.


안용희 씨의 자작 파이팅벨트
블루 솔트 동호회의 안용희 팀장은 루어 낚시용 파이팅벨트 제작자이기도 하다. 파이팅벨트란 루어대의 손잡이 끝을 고정해주는 도구로 지깅 같은 바다루어낚시의 필수 장비이다. 파이팅벨트보다 큰 제품을 하네스라고 부르는데 주로 선상 트롤링낚시 등에서 사용한다. 플라스틱 재질의 하네스는 불필요하게 크고 무겁지만 안용희 씨의 파이팅벨트는 작고 가볍고 휴대가 편해 많은 낚시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두터운 소가죽이라 질기고 착용감도 편하다. 일본의 유명 지깅 낚시인 중에도 안용희 씨의 파이팅벨트를 사용 중인 낚시인들이 많다. 가격은 18만~28만원까지 다양하다.
문의 010-379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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