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67

 

안동호 중금속 해결 방법
알루미늄염 응집제를 투여하라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명예교수,‌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알루미늄염의 응집 원리

 

▲응집제의 작용 원리. 부유토사의 전하를 중화하고 큰 입자로 뭉치게 하여 침강속도가 증가한다.

 

호수의 수질관리가 전공분야인 필자는 전국의 여러 호수를 조사하다 보면 다양한 사례들을 경험한다. 안동호는 25년 전에 처음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호수 바닥의 퇴적토에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분석에 오류가 있지 않았는지 검토해 보았는데 분석에는 이상이 없었고, 유역의 광업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동댐 상류의 태백지역에는 탄광과 제련소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중금속이 유출되는 것이었다.
중금속을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근원지는 폐탄광이다. 탄광에서는 지하수가 발생하여 이를 배출해야 하는데 이 광산배수에 중금속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석탄은 생물의 사체가 묻혀서 만들어진 것인데 모든 생물체에는 황이 함유되어 있고 석탄에도 당연히 황이 함유되어 있다. 석탄에 물이 적셔지면 미생물이 황을 산화시켜 황산을 만든다. 갱도가 없는 자연 상태에서는 지하 깊은 곳의 지하수가 지표로 배출되지 않지만 갱도가 있으면 쉽게 유출된다. 광산배수는 대부분 산성을 띠므로 물환경에서는 ‘산성광산배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산성이 심하면 물고기나 수서곤충 등의 동물이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이 만들어진다.

 

안동호 상류 태백지역의 폐탄광이 초래한 중금속 오염
산성광산배수는 산성 피해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중금속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해를 가중시킨다. 중금속은 산성에서는 잘 용해되고 중성이 되면 침전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산성배수에는 많은 중금속과 칼슘, 알루미늄 등이 함유되어 있다. 산성배수가 하천에 유출된 후 중화되면 금속이 침전되어 하천 바닥을 붉은색이나 흰색으로 물들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광산이 가동 중일 때는 업체에서 광산배수를 중화하고 침전물을 제거하는 처리를 한 후에 배출하는데, 문제는 폐업을 한 후에 발생한다. 광산배수가 유출되지 않게 하려면 광산이 폐업한 후에 갱도를 흙으로 메꾸어 지하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버려두기 때문에 지금도 폐광에서 산성배수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안동댐 상류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국의 폐광은 대부분 유사한 실정이다.
제련소에서도 중금속이 많이 유출될 수 있다. 제련을 위해 광석을 곱게 갈아 금속을 추출한 후에는 폐광미가 남는데 이를 처리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저장소에 쌓아 두고 있다. 주로 저수지 모양의 댐을 만들어 광미를 흘러나오지 않도록 쌓아 두고 표면을 시멘트로 도포하여 영구 저장하는데 가끔 유실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중금속을 함유한 침출수가 유출되기도 한다.
일단 하천으로 배출된 중금속은 처리할 방법이 없다. 분해되어 소멸하는 물질도 아니고 하천 바닥의 토양표면에 흡착되어 있다가 홍수 시에 흘러가므로 낙동강 상류의 하천 바닥에는 광범위하게 중금속이 퇴적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지역에서 발생하는 흙탕물에는 토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금속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낙동강의 하류는 많은 주민의 상수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므로 중금속의 유출은 우려할 사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류 지역에 안동댐이 있어 대부분의 중금속이 안동호에 퇴적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안동호의 저질에서 중금속이 많이 검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안동호에 유입하는 탁수의 중금속 가운데 90% 정도는 침강제거되지만 나머지 10% 정도의 미세한 입자는 여전히 댐 하류로 유출되고 있어 안동댐 하류의 저질에서도 다른 곳보다 높은 중금속이 검출되곤 한다.

 

유출된 중금속은 처리 불가능, 다른 지역으로 퍼지지 않도록 해야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안동호에 알루미늄염 응집제를 투여할 것을 제안한다. 알루미늄염 응집제는 미세한 토양입자를 서로 달라붙게 하여 침강속도를 증가시키는데 이를 응집현상이라고 한다. 토양입자는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밀치는 힘이 작용하며 침강이 느리게 일어나는데 여기에 양이온인 알루미늄염(Al3+)을 첨가하면 전하가 중화되어 서로 응집하고 침강속도가 빨라진다. 입자가 클수록 입자의 침강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화학적 변화는 없지만 침강속도를 증가시키는 일종의 물리적 처리라고 볼 수 있다. 홍수기에 안동호로 유입하는 혼탁한 낙동강에 알루미늄염을 투입하면 응집제가 혼합되고, 호수 내에 유입한 후 입자를 응집시켜 침강을 촉진할 수 있다. 안동댐 하류로 유출되는 나머지 10%의 중금속도 침강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알루미늄염을 호수에 투여하는 처리는 외국에서는 50여 년 전부터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주로 녹조현상을 막기 위한 부영양화 대책으로 사용하였다. 알루미늄염은 응집 효과만 가진 것이 아니라 녹조현상의 원인이 되는 인과 결합하면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침전을 만들어 호수의 조류가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 호수에 투입하면 흙탕물을 맑게 하는 효과와 녹조현상 저감효과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알루미늄염은 중금속 함유 토양 입자를 바닥에 빨리 가라앉게 만들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호수에서 사용되었는데 필자가 최초로 접한 사례는 1995년경 서울 롯데월드의 석촌호이었다. 이때 필자는 수질 조사를 담당하면서 효과가 매우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후 다른 여러 호수에서도 실험을 하였다. 국내의 몇 개의 기업에서는 알루미늄염을 이용하여 호수에서 수질개선을 시행해 주는 사업을 벌이기도 하였다.
일산의 호수공원에서도 좋은 효과를 얻었는데 호수공원은 모래땅에 차수막을 깔고 자갈을 덮어 만든 인공호수이다. 한강 물을 끌어다가 공급하였는데 수질이 좋지 않아 문제가 되자 정수장에서 알루미늄염으로 처리한 후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좋은 수질을 유지하였다. 그래도 자갈 사이에 부유물질이 쌓여 혼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알루미늄염을 넣고 미세 기포를 자갈 사이에 투입하여 토사를 응집 부유시킨 후 일부를 걷어 내는 가압부상법으로 처리하였다. 청계천에 공급되는 물도 알루미늄염으로 응집침전처리한 한강 물이다. 그 외에 농업용 저수지 여러 곳에서는 알루미늄염 응집제를 넣은 후 제거하지 않는 영구퇴적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알루미늄염이 혹시 유해하지는 않은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알루미늄은 거의 무해한 물질이다. 지구의 지각구성물질 가운데 함량 8%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많은 원소이므로 토양, 물, 식품 등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탁수를 정화하기 위해 알루미늄염(명반)을 사용한 역사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정수장에서는 한 세기가 넘도록 알루미늄염을 응집제로 사용하고 있다. 홍수기에 혼탁한 강물을 끌어다 맑은 수돗물을 만드는 것은 모두 알루미늄염 덕분이다. 정수장에서 오래도록 알루미늄염만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안동호로 유입되는 낙동강 물에 투여
필자도 어류에 알루미늄염을 넣어 주는 실험을 해 보았는데 극도로 많은 양을 넣지 않는 한 아무 이상이 없었다.
알루미늄이 독성이 없고 안전하다는 것은 사람이 복용하는 제산제 위장약의 주성분이 알루미늄이라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오래전에 알루미늄이 치매의 원인이라는 논문이 하나 있었으나 이후 연구에서 부인되었다.
미국 뉴욕시의 상수원 저수지에서도 탁수가 발생하면 저수지에 알루미늄염을 첨가하여 침강시킴으로써 상수원을 보호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호수에 알루미늄염을 투여해 주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환경안전에 매우 민감한 미국에서 널리 사용된다는 것은 안전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안동호로 유입하는 낙동강 물에 알루미늄염 응집제를 첨가하려면 톤당 10원 정도의 비용이 들겠지만 현재로서는 비용 대비 수질개선 효과가 가장 큰 방법이다. 하류에서 강물을 이용할 때 물값으로 톤당 170원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하류의 주민을 위해 가성비가 충분히 높다고 생각한다.

 

▲호수의 인 농도가 증가하여 발생하는 녹조현상. 알루미늄염은 인을 침전시켜 녹조현상을 방지한다.

▲낙동강 상류 지천의 탁수. 응집제를 첨가하면 탁수를 호수 내에서 침전 정화할 수 있다.

▲호수에서 알루미늄염을 첨가한 직후 조류세포가 응집하기 시작하는 모습. 응집 후 침강한다.

▲제산제 위장약. 주성분은 알루미늄이다.